일본 서비스 사례
‘매뉴얼의 나라’라고 이야기하는 일본에서 기본 작업서는 있어도 업무 매뉴얼 같은 것은 없다고 이야기하는 곳이 있어요. 대신 100년 넘게 ‘제국호텔 정신’이라고 하는 마음가짐이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데요.
먼저 포스팅했던 일본 서비스 사례 야마시로야 료칸은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료칸의 성공 사례를 담았었는데요. 이번에 소개할 제국호텔은 대표적인 일본 서비스 사례로 이야기 될 수 있습니다.
제국호텔 소개
제국호텔은 1890년에 도쿄에 문을 열었습니다. 국가적 사명에 따라 외국 귀빈 접대와 숙박을 위해 탄생하게 되었어요.
지금은 일본을 대표하는 호텔이자 최고급 호텔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1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인슈타인, 헬렌켈러, 마가렛 대처 수상 등 유명 인사들도 많이 다녀갔습니다.
도쿄 제국호텔 건물은 1922년과 1970년에 재건축을 했는데, 1922년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설계로 지어진 건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두번째 재건축도 50년이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노후화는 막을 수 없죠. 2026년에 세번째 재건축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해요.
약 1천개의 객실, 투숙 가능 약 2천여명의 제국호텔은 어떻게 고객 만족을 실천하고 있을까요?
제국호텔의 노하우를 한번 살펴볼까요?
제국호텔 전통의 서비스
책 [ 산속 작은 료칸이 매일 외국인으로 가득차는 이유는? ]을 포스팅하면서 제국호텔 일본 서비스 사례도 함께 소개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출간된지 10년이 넘은 책인데 아직 소장중입니다. 조금 더 상세하게 쓰여졌으면 좋았겠지만, 제국호텔의 서비스를 이해하는데는 도움이 됩니다.
책에는 크게 7가지의 메시지를 담아 작성되어 있는데, 일본의 서비스 문화인 ‘오모테나시(대접)’의 문화와 세심한 서비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전통은 혁신과 함께 존재한다’는 제국호텔의 기본적인 자세예요. 전통을 이어 내려오면서 혁신을 거듭한 그들의 이야기 중 3가지를 소개합니다.
사례 1. 객실 쓰레기 보관 서비스
서비스의 공식 중 100-1=0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99를 잘했어도 1번의 응대 미흡이 불만족으로 연결되는 것이죠.
제국호텔은 100개 중의 1개가 아닌 0.1의 사소한 것이라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고객이 체크아웃한 후 나오는 객실 쓰레기는 바로 처리하지 않고 하루 더 묵게 합니다.
고객이 필요없다고 버렸지만, 실수로 함께 버려진 중요한 메모같은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분실물 문의를 받으면 직원들이 쓰레기 봉투를 열어 몇 번씩 뒤져서 찾습니다.
사례 2. 런드리 서비스
비즈니스인에게 복장은 중요한 무기 중 하나입니다. 제국호텔을 찾는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것 중 하나가 런드리 서비스인데요.
세탁, 다리미, 얼굴빼기, 단추달기, 간단한 재봉등의 서비스를 포함하는데 이를 대비하기 위해 수백가지의 단추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영화 ‘코드명J’에서 도쿄 제국호텔 런드리 서비스에 자신의 셔츠를 맡기고 싶다는 대사를 남겼죠.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였다고 하는데, 서비스가 인상에 많이 남았었나 봅니다.
I want my shirts laundered…..like they do……at the Imperial Hotel…..in Tokyo.
런드리 서비스가 오랜기간 변함없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당연하고 기본으로 여겨질 수 있는 서비스에 충실함을 더했기 때문입니다.
사례 3. 컵의 각도와 서비스 타이밍
레스토랑에서는 고객의 컵에 있는 물이 3분의 2정도가 되면 다시 따라주도록 가르칩니다. 물잔은 투명하기 때문에 물을 따를 타이밍을 포착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요.
커피와 같은 불투명한 잔을 리필해야 할 타이밍은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포착하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노하우를 제국호텔 대선배를 통해 배우는데요.
커피가 줄어들수록 컵의 각도가 수직에 가까워진다는 것입니다. 이것만 기억하면 떨어진 곳에서도 리필 타이밍을 포착해 응대할 수 있습니다.
전통과 혁신의 성공 열쇠
몇가지의 서비스 사례만 살펴봐도 이들이 세심한 서비스를 시행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적정선을 지키는데요. 획일적인 매뉴얼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유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133년이 된 제국호텔은 ‘전통은 혁신과 함께 존재한다’고 강조합니다. 다만 ‘바꿔서는 안 되는 것’과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것’으로의 구분은 명확히 합니다. 전통은 지키면서 고객 니즈에 맞게 발전시켜 왔기에 지금까지 명성을 유지한 것이겠죠.
제국호텔은 전통과 혁신의 성공 열쇠는 고객 응대 능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소위 ‘제국호텔 정신’이라고 하는 그들의 자부심과 고객을 위한 노력이 바로 호텔이 지속되는 비결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